아무도 싫다고 말하지 않았음

매주 월요일 아침 9시, 팀 회의는 정확히 그 시간에 시작됨. 회의 안건은 늘 비슷했음. 지난주 실적 공유, 이번 주 계획,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 팀장의 새로운 제안.

이번 주 최 팀장의 제안은 조금 남달랐음. 앞으로 모든 업무 보고는 매일 아침 7시까지 팀 단체 채팅방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었음. 출근 시간은 9시인데, 보고는 7시까지 하라는 말이었음.

회의실 분위기가 순간 어색해졌음. 하지만 누구도 먼저 반응하지 않았음.

박 대리는 속으로 생각했음. 그럼 6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다는 건데…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음. 지난달 회식 자리 변경을 건의했다가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불만이 많냐는 말을 들었던 게 떠올랐기 때문임.

옆자리 정 사원도 손을 만지작거리며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지만, 결국 입을 열지 않았음.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인 그녀에게, 첫 회의 시간에 반대 의견을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음.

최 팀장이 다시 물었음. 다들 괜찮으시죠. 잠깐의 정적이 흘렀고, 누군가 작게 네라고 대답했음. 그 대답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네, 괜찮습니다라는 말이 이어졌음. 회의실 안에는 어느새 만장일치의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었음.

그날 이후로 팀의 단체 채팅방은 매일 아침 6시 반부터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음. 박 대리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잦아졌음. 정 사원은 아예 전날 밤 보고서를 미리 써두고 예약 전송을 하는 방법을 찾아냈음.

몇 주가 지나자 팀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음. 하지만 그 불만은 회의실이 아니라 화장실에서, 흡연구역에서, 퇴근 후 메신저 대화창에서만 오갔음. 정작 최 팀장 앞에서는 아무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음.

석 달 뒤, 정 사원이 퇴사를 통보했음. 면담 자리에서 그녀는 이유를 물어보는 최 팀장에게 애매하게 답했음. 그냥 개인 사정이라고 했음. 하지만 동료들은 모두 알고 있었음. 매일 아침 7시 보고 때문에 그녀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.

정 사원이 떠난 뒤에도 아침 7시 보고 규칙은 그대로 유지되었음. 최 팀장은 여전히 회의 때마다 다들 괜찮으시죠라고 물었고, 팀원들은 여전히 네라고 대답했음. 아무도 싫다고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, 그 규칙은 모두가 동의한 결과물로 남아 있었음.

박 대리는 가끔 그 첫 회의를 떠올렸음. 그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조심스럽게 조금 이르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더라면, 지금과는 다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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