월요병은 왜 생기는 걸까. 처음에는 단순한 대답이 떠오른다. 단순히 일하기 싫어서임. 그 말은 틀리지 않음. 그러나 곰곰이 돌이켜 보면, 그 원인은 생각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곳에 숨어 있음. 월요일이라는 요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, 그 전주(前週)에 이미 씨앗이 뿌려진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음.
대개 금요일 오후임. 퇴근길, 벌써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나지막한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음. 겨우 닿은 주말의 문 앞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자유인데, 바로 그때였음. 상사가 다가왔다. 아주 정중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. “월요일 아침에 볼 수 있을까요? 월요일까지 한번 점검해 올 수 있으면 좋겠는데.” 실로 거절할 수 없는 업무 지시임. 웃음기 어린 얼굴 뒤에 숨겨진, 아주 정밀하게 설계된 함정임.
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임. 말은 정중하고 태도는 올바르지만, 그 말에는 볼 수 없는 낙인이 찍혀 있음. ‘안 한다고 하면 네 문제.’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무언의 압박임. 미소를 지으며 “네, 한번 올려보겠습니다”라고 대답했음. 그 말 이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음.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단 한 문장이었지만, 마음속에서는 수십 가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가라앉았음.
그런데 주말 내내 이 업무가 명치처럼 매달려 있음. 토요일 아침,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순간 벌써 그 보고서가 머릿속으로 떠오름. 오전 열한 시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면서도, 열려 있는 노트북 화면 한쪽에는 어느새 업무 문서가 떠 있음. 일요일에 나들이를 나가도, 닿는 바람 소리에도 그 업무의 흔적이 쌓임. 함께 걷는 사람이 말을 걸어도 대답이 한 박자씩 늦음. 청명한 주말을 애써 날려버리는 장본인은 다름 아니라 바로 그 금요일 오후의 업무 지시임.
일요일 저녁이 되면 시작되는 특유의 증상이 있음. 속이 쓰리고, 가슴이 답답하며, 내일에 대한 무거운 공포가 시려질 듯 밀려오는 느낌임. 저녁 밥상에 앉아도 음식 맛을 모르고, 좋아하는 드라마를 틀어 놓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음. 시계 바늘이 밤 열 시를 가리키면, 그때부터는 마치 처형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시간이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함. 월요병이란 게 바로 이것임. 한 주가 끝나는 순간이 아니라, 다음 주가 시작되는 순간에 올라오는 두려움임.
결국 직장인이라면 맞닥뜨리는 업보임. 승진을 하든, 지위가 높든, 어느 위치에 있든 언제나 의무를 쌓아두고 할 일을 던지는 상사의 보이지 않는 손은 모두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어 봤을 거임. 그것은 악의가 아님. 그저 조직이라는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방식임. 나도 예외가 아님. 오늘도, 내일도,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월요일 아침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중임.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, 그는 또 누군가에게 아주 정중한 목소리로 말할지도 모름. “월요일 아침에 볼 수 있을까요?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