기획자의 역량은 남의 공을 내 공으로 가져오는 능력
그날도 야근임. 시계는 밤 열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고, 사무실 불빛만이 텅 빈 건물을 홀로 밝히고 있었음. 캠페인 제안서 마감은 사흘 뒤임. 팀원 열 명이 매달려 있는 이 프로젝트, 이름하여 ‘하반기 통합 브랜드 리런칭 캠페인 기획안’임.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름임. 나는 노트북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음. 눈이 빠질 것 같은 느낌임. 오늘만 벌써 세 번째 […]
물가는 6%, 급여는 2%
일 년에 딱 한 번, 그 봉투가 온다. 연봉 통보서. 협상이라는 단어는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음. 그냥 통보임. 회사가 정한 숫자가 적혀 있고, 서명란이 있고, 제출 기한이 있음. 그게 전부임. 김대리는 올해도 그 봉투를 책상 서랍 속에서 꺼내 펼쳤음. 손끝이 살짝 떨렸음. 매년 이 순간만큼은 가슴 어딘가가 조여드는 기분이었음. 기대라기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감정임. 숫자를 […]